물질에서 정신으로
21세기의 시대정신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수직에서 수평으로, 그리고 물질에서 정신으로 등이다. 이 가운데 첫째와 둘째는 이미 가시화됐다. 이젠 마지막 하나, 물질에서 정신으로만 남았다.
코엘료의 경종
브라질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는 <연금술사>를 통해 21세기의 먼동이 트기 전에 일찌감치 정신의 시대가 도래한다는 경종을 울렸다. 진정한 연금술은 만물과 통하는 우주의 언어를 해독해 저마다 '자아의 신화'를 살아가는 것이라는 게 그의 메시지였다.
"'그래, 무언가를 찾아가는 매순간이 신과 조우하는 순간인 거야. 내 보물을 찾아가는 동안의 모든 날들은 빛나는 시간이었어. 매시간은 보물을 찾고자 하는 꿈의 일부분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었어.
보물을 찾아가는 길에서 나는 이전에는 결코 꿈꾸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했어. 한낱 양치기에게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일들, 그래 그런 것들을 감히 해보겠다는 용기가 없었다면 꿈도 꿀 수 없었을 것들을 말이야.'
그는 자기 마음에게 말했다."
코엘료의 이런 메시지는 처음엔 서서히 그러나 갈수록 강력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사람들의 가슴 속엔 본성에 대한 향수가 본능처럼 감춰져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정곡을 찔렀기에 그는 이 작품 하나로 정상에 우뚝 설 수 있었다.
"'지상의 모든 인간에게는 그를 기다리는 보물이 있어. 그런데 우리들 인간의 마음은 그 보물에 대해서는 거의 얘기하지 않아. 사람들이 보물을 더 이상 찾으려 하지 않으니까 말이야. 그래서 어린아이들에게만 얘기하지. 그리고는 인생이 각자의 운명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그들을 이끌어가도록 내버려두는 거야."
보물은 마음속에 있다
'보물은 마음 속에 있다'는 그의 메시지는 기업 안에서도 구체적인 액션 플랜으로 이어졌다. 구글의 차드 멍 탄은 '내면검색' 프로그램을 만들어 직윈들에게 전파했다.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직원들은 간단한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스트레스에서 벗어났고 생산성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또 영성에 대한 갈증이 봇물처럼 터져나오면서 직장인들은 정글 속의 맹수처럼 이익을 위해 피도 눈물도 없이 투쟁해야 한다는 속설이 뒷전으로 밀려났다.
시대의 흐름은 이미 '물질에서 정신으로'로 물꼬가 바뀌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대기업들은 이미 직원들을 대상으로 마음교육 준비에 착수했다. 안팎의 적과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마음의 영역에 주목한다는 것 자체가 달라진 시대정신을 반영한 것이다.
"신경과학자들은 뇌에게 명상 훈련을 시키면 단지 명상을 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의력, 집중력, 스트레스 조절, 충동억제, 자기인식 등 광범위한 자기절제기술이 발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규칙적으로 명상을 하는 사람들은 비단 이러한 기술만 뛰어난 게 아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의 뇌는 정교하게 조율된 의지력 기계로 변해갔다. 그뿐만 아니라 전전두엽 피질은 물론이고 자기인식을 돕는 뇌 영역에 다른 사람보다 회백질이 더 많았다."
마음의 미래
미국의 심리학자 켈리 맥고니걸은 <왜 나는 항상 결심만 할까?>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문제해결의 핵심적인 도구로 명상을 꼽은 것이다. 20세기에 성행했던 극기훈련, 즉 악을 쓰면서 심신을 혹사시키는 방식과는 정반대의 발상이다.
UN 미래보고서가 아니더라도 컴과 로봇은 이미 빠른 속도로 물질영역을 잠식하고 있다. 인간이 기계의 노예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이제는 물질이 아니라 정신영역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확보해야만 한다. 미치오 카쿠 교수도 <마음의 미래>에서 그런 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한다.
"디지털 컴퓨터는 제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어제나 오늘이나 똑같은 기계에 불과하지만 사람의 뇌는 무언가를 배울 때마다 뉴런의 연결이 강화되면서 스스로 진화한다. 바로 이것이 컴퓨터와 두뇌의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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